안녕하세요, SK온 차세대 배터리실에서 3년 차로 근무 중인 우제훈 PM입니다. 저는 배터리 중에서도 전고체전지 연구 업무를 맡고 있으며 분야는 황화물계 전고체전지에 사용되는 양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선 출근하자마자 전날 퇴근 후 발송된 메일들을 확인하고, 전날 계획해 둔 실험을 진행합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오전에 진행하던 실험을 이어 하거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회의에 참석하여 팀원들과 데이터를 함께 보며 토의하기도 합니다. 토의 과정에서 팀원들로부터 참고할 만한 조언을 얻을 수 있어 향후 실험 방향 설계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퇴근 전에는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논문을 읽거나 부족한 부분에 관한 공부를 진행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날의 실험 계획을 세우며 일과를 마무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 담당 분야는 전고체전지에 사용되는 양극 연구인데요, 전고체배터리는 양극, 전해질, 음극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는 현재 황화물 고체전해질이 적용된 고에너지 양극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제가 맡은 과제가 중요 과제로 선정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해 조직 내에서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었는데요, 새로 시작한 업무였기에 설비 등의 연구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환경을 빠르게 구축해 냈고, 구축된 연구 환경을 활용하여 제가 맡은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회사로부터 중요 과제로 선정되어 투자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매우 뿌듯했습니다.
전고체전지 연구 역사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길지 않고,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받는 분야인 만큼 넘어야 할 어려움이 많고 업무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연구의 표준이나 틀을 스스로 구축해 나가야 했던 점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스스로 개척해 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 매우 큰 것 같아요. 이 성취감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도전해 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실험실 규모의 연구에서 파일럿 테스트, 대규모 양산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느껴보는 것입니다. 제품이 실제로 시장에 출시되는 과정에서 연구만으로는 알 수 없는 상용화 가능성을 고려한 다양한 요인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이후부터는 연구 단계에서부터 실용성 및 상용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이 제조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 및 근무 만족도는 모두 우수합니다. 생활 측면에서는 기술원 내에 기숙사, 운동 시설, 편의점 등 다양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별 다른 불편함이 없습니다. 근무 측면에서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타사와는 차별화된 SK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년간 근무하며 SK이노베이션 계열은 구성원들의 패기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자유롭고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마련하여 구성원들의 열정이 외압에 의해 펼쳐지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한다는 점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연구 직무의 가장 큰 매력은 개인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계속 습득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제 커리어 발전으로 이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팀원과의 활발한 토의 과정에서 실험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며, 스스로 논문을 탐독하는 과정에서 말이죠. 이러한 체감이 큰 보람과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퍼즐’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 조각들이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완성되는 퍼즐처럼, 전고체전지도 다양한 기술적 요소들이 맞물려야 개발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퍼즐을 완성하는 과정이 도전적이면서도 성의를 담아야 하듯이, 전고체전지 개발도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퍼즐이 완성되면 전체 그림이 드러나듯, 모든 기술적 과제가 해결되어 탄생한 전고체전지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배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SK온이 전고체전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거두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먼저, ACS Energy Letters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초고속 광(光)소결 기술을 적용한 산화물-고분자 복합계 전고체전지를 개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화물은 소결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산화물 입자끼리 강한 결합력을 가지도록 열처리하는 공정을 적용합니다. 산화물 입자는 굉장히 딱딱한 소재로, 소결을 통해 입자 사이를 접합할 때 고온을 장시간 유지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고속 광소결 기술을 통해 고온, 장시간 열처리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급속, 저온에서 입자들을 효과적으로 접촉시킬 수 있기 때문에 리튬이온 전달 경로 확보 및 산화물전해질 박막제조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기계적 강도가 개선된 결과를 선보임과 더불어 대면적화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또 다른 성과로,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황화물 고체전해질 기반 전고체전지의 고용량 소재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Li- and Mn-rich layered oxides라는 양극재를 전고체전지에 적용했는데요, 이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깊이 있게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양극재 표면에 열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코팅을 적용해 맞닿아 있는 고체 전해질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해결책을 개발했습니다.
SK온은 페라리와 같은 슈퍼카에 탑재될 수 있는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중국 기업의 저가형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 경쟁력 있는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가 한국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따라서 SK온은 가격 경쟁력과 적정 성능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렇게 고급 시장과 대중 시장을 동시에 공략함으로써,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시장의 전망은 안전성, 고성능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방향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반드시 나가야 할 길입니다. 특히 아직도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가 고가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의 배터리 개발이 전기차 시장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활성화된 전기차 시장은 다시 배터리 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간에 상호 발전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저는 학부는 화학공학을, 석사는 전고체 배터리를 전공했습니다. 석사 과정에서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며, 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무를 희망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타겟팅해 인재를 채용하는 SK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업무에 있어 충분한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연구원들의 창의성과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과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마음에 들어 입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3년간 해당 직무를 수행하며 느낀 핵심 역량은 ‘도전 정신’과 ‘소통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도전 정신을 꼽고 싶습니다.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항상 예측을 요구하고, 그 예상과 다른 결과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이를 단순히 실패로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발견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측과 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실패가 아닐뿐더러, 논리의 허점을 수정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예상 밖의 결과에 호기심을 갖고 끈기 있게 도전하다 보면 다양한 경험이 쌓이게 됩니다. 이런 경험들이 모여 결국 연구원이 갖춰야 할 전문성을 높이고, 더 효과적으로 향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고 생각합니다.
소통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동료들의 경험이나 조언이 큰 도움이 됩니다. 서로 다른 관점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래서 팀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과정에서 전고체전지를 전공하며 연구했던 경험뿐만 아니라, 현업과 관련하여 고민하는 등 직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험을 쌓은 것이 가장 도움이 되었습니다. 뻔한 대답처럼 들릴 수 있어서 좀 더 자세히 말씀 드리면, 직무와 연관된 경험을 했다는 것은 단순히 그 일을 해봤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 업무에 대해 고민해 봤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께서 취업을 위해 희망 업계나 직무에 대해 책, 강의, 인터넷 등으로 지식을 쌓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아가 이렇게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새로운 궁금증을 만들어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 실무자들과 대화를 나눌 때 ‘이 사람은 정말 깊은 고민을 해봤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을 나오면 취업이 잘된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연구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수없이 하게 되고, 이는 결국 직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험을 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학위를 취득했다는 사실보다는, 그 과정에서 겪은 심도 있는 고민과 문제 해결 경험이 취업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취업 시장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마세요. 매 순간 여러분은 성장하고 있고, 그 경험들이 쌓여서 언젠간 반드시 큰 기회로 돌아올 것입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한자 성어에 대해 말해주고 싶네요.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 뜻이 있는 자는 결국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도 취업 준비 과정을 거쳤고, 제 주변인들의 취업 준비 과정을 지켜본 결과, 자신의 뜻이 있는 사람들은 결국에 이뤄내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가지고,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대신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자기 모습에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진보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노력이 꼭 좋은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회사에서 만나면 꼭 인사해 주세요. 여러분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SK온 차세대 배터리실에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 직무를 맡고 계신 우제훈 PM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R&D 직무 소개뿐만 아니라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 현황, 마지막으로 취준생들을 위한 조언까지 모두 알찬 답변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제훈 PM님의 말씀처럼, 유지자사경성, 자신의 뜻을 가지고 원하는 바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R&D 직무 취준생 여러분들도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SK온의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이번 기사가 연구개발 직무 취업을 희망하는 독자분들뿐만 아니라 SK온의 배터리 연구에 관심 있는 독자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