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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문송하다’ 말하지 않길 바라!

더 이상 ‘문송하다’ 말하지 않길 바라!

작년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는 그만큼 문학•철학•사학 등 인문계열 전공의 학생들은 취업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무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바로 ‘문송한’ 이유라고 하는데.. 그런데 혹시 우리나라 최고의 통신기업 SK텔레콤에 문과 출신 사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가? ‘문송합니다’에 숨겨진 진실과 거짓을 알기 위해 SK텔레콤의 ‘문과 중의 문과’ 출신 매니저 3명을 인터뷰해 보았다. 문과 취준생들은 정말 ‘문송’해야 하는 것인지, 기사를 읽고 판단해 보는 것은 어떠실는지.


SK Careers Editor 김여울


0. 인터뷰이 소개

 

 

 

 

“저는 티밸리(T-Valley)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신덕영입니다. 원래 마케팅 직무로 입사해서 현장에서 일하다가, 작년에 티밸리 조직이 신설되면서 옮기게 되었어요. 티밸리는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생활 가치 플랫폼에 맞춰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는데 목표를 둔 조직이에요.”

 

 

 

“저는 현재 IoT솔루션 부분 Enterprise Biz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광수입니다. 2년 차까지는 건설사 대상으로 솔루션 영업을 담당했었고요. 올해부터 본부 선임팀에서 영업지원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Device지원단의 Device제품기획2팀에서 일하고 있는 오미경입니다. 작년에는 스마트빔 제품 마케팅 및 영업 업무를 담당했는데, 올해는 신제품 개발팀에서 Device에 관한 기획•개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1. 문송합니다

(1) 문과라서 불안했어요

 

오미경 매니저 : 저는 신규 사업 쪽으로 지원을 했었어요. 지원할 당시, 아무래도 신규사업 분야이다 보니 일의 지원 자격과 제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굉장히 불안했어요. 그래도 이를 극복하고 지원했죠. 저한테는 굉장히 도전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어요.

 

신덕영 매니저 : 저는 역시 불안해 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일단 취업적인 면에서 보면, 취업을 준비하는 경영대 학생들의 경우엔 이미 선배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었고, 그에 따라  준비도 많이 하더라고요. 하지만 인문대 쪽 분위기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취업에 관한 정보를 비교적 많이 얻지 못했던 것, 정보를 바탕으로 준비를 해나가지 못했던 것들 때문에 많이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2) 대학에서 배운 게 쓸모 없을 것 같아요.

오미경 매니저 : 제 본 전공인 교육학과 실무와의 관련성은 찾기는 힘들어요. 작년에는 마케팅과 영업 업무를 했는데 지금은 하드웨어 개발 및 기획을 하다 보니 기술용어부터 하드웨어 구조까지 다시 배우는 시기거든요. 지금으로써는 전공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죠.

 

김광수 매니저 : 저는 독어독문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독어는 거의 안하고 독문만 했거든요. 4년 내내 거의 독일 소설책, 철학책만 보다가 졸업했는데요, 살아가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됩니다. 실질적인 업무에는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웃음).

 

2. 문송하지 않아도 돼

(1) 어려울 수는 있지

오미경 매니저 : 제가 속한 곳이 취업이랑 동떨어져 있다 보니깐 일단 정보의 제약이 있었죠. 제 경우에는 특히나 사범대였기 때문에 선생님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진로에 대한 시야가 갇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인터넷 검색밖에 없는데, 그 정보들은 굉장히 한정적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했었어요. 그를 통해서 기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고,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취업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신덕영 매니저 : 제가 취업 준비 당시 느낀 점은 ‘정말 다 비슷한데, 채용 담당자분들은 이 중에 어떻게 인재를 뽑지?’이었어요. 스터디를 하다 보면 다들 당연히 점수 높고, 모두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쓰거든요. 그래서 더욱더 불안했는지도 몰라요. ‘다 비슷하니까 경영학과가 유리한 건가?’ 이런 생각을 했었던 거죠.

 

(2) 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어!

신덕영 매니저 :  오히려 제가 인문학을 전공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을 제시할 수 있으니까요. 이를테면, 역사라는 학문이 지닌 다른 학문과의 차이점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 접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저는 역사를 배우면서 이런 소양을 쌓았기에 경쟁력을 지닙니다” 라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면 차별화하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요.

 

김광수 매니저 : 제 대학 후배들 말로는, 요즘 이과 과목을 부전공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후배들한테 그렇게 하면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해요. 정보통신이 필요한 분야라면 정보통신 전공자를 뽑지, 왜 문과생 중에서 정보통신 부전공한 애를 뽑겠냐는 거죠.

 

또는 영문과인데 경영을 복수전공하면서, '경영학과 인문학적 소양이 결합된 인재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경영학 전공에 영문학을 부전공한 사람을 뽑으려면 뽑지, 영문학 전공인데 경영을 부전공하는 사람을 뽑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실제로 저는 문과 후배들에게 다른 문과 학문을 복수전공 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성이나 경쟁력 측면에서 나을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해줬어요. 취업이 잘되는 과 공부를 겉핥기식으로 공부해서 취업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지 말고, 본인을 더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서 그걸 잘 부각시키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미경 매니저 : 저도 동의해요. 자기가 전공하고 있는 그 분야만의, 그 분야를 공부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시각이라는 게 있잖아요. 저는 그것을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교육학을 공부했다 보니, 말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설명할 때 상대방 입장에서 설명하는 연습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취업 과정에서 제가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어필했죠. 이처럼 자기만의 강점을 찾는다면 오히려 더 포인트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3) 전공이 업무에 도움이 안된다고? No!

신덕영 매니저 : 대학 때 공부하면서 배운 구조적인 관점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역사는 결국 인과관계거든요. 대학 시절 원인과 결과가 중요하다고 배웠는데, 회사 업무가 인과관계에 입각한 구조적인 관점이 많이 배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미경 매니저 :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잖아요. 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신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디자인적으로 버튼이 안쪽에 위치한 것이 예뻐요. 기술적으로 봐도, 디자인적으로 봐도 문제는 없는데 저는 ‘엄지손가락이 큰 사람은 이걸 어떻게 누를까’, ‘애기들은 이걸 어떻게 누를 수 있을까’ 등의 걱정이 들었어요.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전공이 저의 업무에 도움이 된 부분이에요. 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기술을 쓰는 사람의 관점에서의 다양성을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 문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가질 수 있었던 장점이었어요.

 

<왼쪽부터 신덕영 매니저, 오미경 매니저, 김광수 매니저>

 

3. 문과 취준생, 더 이상 좌절하지 않길 바라!

오미경 매니저 : 전공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강점을 찾고, 이를 활용하여 취업 준비를 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면접에서도 인문대생인데 잘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도,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관점,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사례들을 미리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면접 전에 학교에서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관련 상품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공부를 해서 갔었거든요. 이런 식으로 면접에서 어떤 기획을 제안한다든가,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식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해요.


신덕영 매니저 : 결국은 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자신을 봤을 때, ‘무슨 과를 나왔던 간에. 쟤는 뭘 시켜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런 것은 뭐 점수 등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자신감이나. 자신이 생각한 것을 좀 더 힘 있고 신뢰감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을 잘 가꾼다면 어떤 면접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광수 매니저 : 저는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을 예로 들어서 말씀드리면, 저는 아르바이트 같은 경험들을 쭉 나열해 보고 그것들이 보험회사나 통신사와 관련된 경험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저는 보험회사와 통신사만 지원했어요. 아예 선택과 집중을 명확하게 한 거죠. 그 외의 업종에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후배들에게 지원할 업종과 회사를 명확하게 10개 이내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는 편이에요. 대신 그 업종과 회사에 대해서는 정말 심도 있게 학습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제가 14년도 1월 입사인데, 그 전년도에 인턴을 했었거든요. 당시 저희 회사에서 주최했던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3개의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직접 찾아서 들었어요. 그래서 상품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면접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는 인정을 받았죠. 이처럼 문과생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지원할 업종과 회사를 줄이고, 그 안에서 깊게 파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만나 본 3명의 매니저들의 이야기가 무조건 ‘정답’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를 ‘잘’ 새겨야 할 필요성은 있다. 이들 모두 자신을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어필하여 취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문과생 그리고 모든 취준생들 역시 미리 좌절하는 대신,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 취업 준비에 돌입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해당 기사의 내용은 SK텔레콤의 공식적인 채용 기준과는 관련 없음을 밝힙니다.